
이슈분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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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분석 135호] 글로벌 감염병 연구 추진 현황 및 시사점
- 국가 주요국
- 주제분류 기초연구진흥
- 발간일 2020-03-13
- 권호 135
최근 코로나바이러스 COVID-19의 유행으로 인해 국가의 감염병 대응에 필요한 연구가 그 어느때보다도 중요한 시점임
전 세계적 신종 전염병의 확산으로, WHO는 2005년 국제보건규칙을 개정하여 각국이 감염병 대비를 하도록 요청하였으며, 국가마다 감염병 연구가 진행 중임
- (일본) ‘감염병 연구혁신 이니셔티브’*사업과 감염병연구 국제전개전략프로젝트, 신흥・재발 감염증에 대한 혁신적 의약품 개발추진연구사업 등을 추진
* 사업기간 :’17~’26년, 예산 : 16억 5000만엔(’19)
- (중국) 국가 과학기술 중대 프로젝트로 ‘주요 감염병 예방과 관리’사업 진행
’15년 메르스 유행 이후, 우리나라는 감염병 대응연구비가 확보되어 연구가 추진되었으나, 보다 선제적이고 지속적인 투자가 필요함
- 본 조사에서는 우리나라 감염병 연구현황과 WHO 등 글로벌 파트너십 및 주요국의 감염병 연구를 살펴보고, 향후 국내 연구 방향을 살펴보고자 함
1 | 국내 감염병 연구 현황 |
메르스 사태 이후, ’16년 4월 범부처감염병연구개발추진위원회는 제1차 국가감염병위기대응기술개발추진전략(’12~’16)에 이어 2차 추진전략(’17~’21)을 수립
(2차 추진전략) 범부처감염병연구포럼을 조직하여 감염병분야 전문가들의 의견 수렴
- 기존 8대 중점 분야* 외에 예방접종・백신과 재난대비・관리 분야를 추가하여 10대 중점분야 선정
* 신종인플루엔자, 다제내성균(슈퍼박테리아), 결핵, 인수공통감염병, 만성감염질환, 기후변화관련감염병, 생물테러, 원인불명감염병
- 신변종 및 해외유입 감염병, 미해결 감염병, 국가 감염병 안전망 구축 등 3대 유형으로 분류
- 2차 추진전략 이후, 7개 부처 합동 방역연계범부처감염병연구개발사업(’18-’22)을 기획하여 감염병 유입차단, 현장대응, 확산방지에 활용될 수 있는 7대 중점분야 30개 과제를 현재 추진 중
올해 감염병 관련 연구개발사업에 약 2,230억원을 투자 예정이며, 현재 보건복지부, 과기정통부, 농식품부 등이 주도적으로 참여
(보건복지부) ’20-’29 기간 중 6,239억원 (정부 4,792억원) 규모의 신규 「감염병예방치료기술개발사업」 추진
- 2020년에는 감염병예방치료기술개발(246억원), 질병관리본부 감염병관리기술개발연구(200억원)을 포함하여 780여억원 규모로 사업 진행
(과기정통부) ’20년 510여억원 규모로 감염병 관련 기술개발 사업을 추진
- 미래감염병대응기술(230억원), 신종바이러스 융합연구단(105억원) 등
범부처 차원에서 감염병 유입차단과 현장대응에 초점을 둔 감염병 연구개발을 사업단 형태로 진행
(질병관리본부) 범부처감염병대응연구개발추진위원회와 범부처감염병연구포럼 운영으로 감염병연구 우선순위과제 발굴
- 보건복지부 차원의 감염병예방치료기술개발사업과 방역연계범부처감염병연구개발사업 기획
- 사람-동물-환경이 모두 연결된다는 One Health 개념의 항생제내성 연구는 다부처공동대응연구로 추진
국내 대표적 감염병 연구 수행 또는 발주 기관으로 국립보건연 감염병연구센터, 국제백신연구소, 한국 파스퇴르연구소, 국제백신연구소, 신종바이러스융합연구단, RIGHT Fund 등이 있음
2 | 글로벌 연구 현황 |
1) 세계보건기구(WHO)
’14년 서아프리카 에볼라 유행에 대응해, 선제적 감염병 대응연구를 위한 R&D Blueprint 전략을 수립해서 추진
- 국제보건규약(International Health Regulation)에 의거, 각국 내 발생하는 공중보건위기상황 중 국제적 전파 위험성, 여행이나 교역제한의 위험성을 기반한 국제공중보건위기상황(Public Health
Emergency of International Concern, PHEIC)을 선포
- 감염병 유행 초기에 요구되는 신속한 진단, 백신, 치료제 연구개발을 가속화하여 그러한 요소들을 최대한 빨리 감염병 대응에 투입하고자 하는 목표 아래 유행 전과 유행 중에 추진해야 할 과제를 아
래와 같이 명시
- 유행을 일으킬 수 있는 우선순위 병원체를 선정하고 진단, 치료제, 백신 연구개발 로드맵 개발
- 로드맵 달성을 위한 과제들을 글로벌 파트너들과 함께 적절하게 추진
- 유행 상황에 적용할 Target Product Profile 등 허가기준 마련 등 제도적 노력
WHO는 신종감염병 중 우선순위 병원체와 연구과제를 선정하고 병원체별 R&D 로드맵과 Target product profile (TPP) 작성을 위한 과학자문위원회를 운영
- 과학자문위원회는 2015~2018년간 3차례 회의를 통해 글로벌 우선순위 병원체를 선정
* 2016년 회의에서 아래 그림과 같이 우선순위 병원체를 선정한 바 있으며 2018년 회의에서 크리미안콩고출혈열, 에볼라, 마버그, 라싸열, 메르스, 사스, 니파/헤니파, 리프트발리열, 지카, 질병 X를 선정
** 2016년 우선순위 선정기준은 1) 사람 간 전파력(32%), 2) 백신이나 치료제 등 대처방안 유무(21.9%), 3) 질병의 중증도, 치사율(14.7%), 4) 사람, 동물간 인터페이스, 스필오버 가능성(9.4%), 5) 기타 영향을 줄 수 있는 요인(9.4%), 6) 유행지역의 공중보건 수준(6.1%), 7) 사회적 파급력(4.2%), 8) 병원체의 진화 가능성(2.3%)
- WHO R&D Blueprint는 아래에서 언급하는 GLOPID-R과의 긴밀한 협력을 통해 우선순위과제의 추진을 가속화하도록 많은 노력
2020년 1월 30일 WHO COVID-19 긴급위원회는 최근 COVID-19 유행이 비상사태, 즉 국제보건규약(IHR) 제12조가 규정하는 국제공중보건위기상황(PHEIC)임을 선포
- 2월 초 WHO는 「코로나19 전략적 대응 대비 계획」(Strategic Preparedness and Response Plan, 6억 7500만 달러)을 마련
- 계획의 3대 과제 중 하나가 연구개발 가속화로써 신종감염병 대응대비에서 연구개발의 중요성 상기
2) 글로피드알*(Global Research Collaboration for Infectious Disease Preparedness, GLOPID-R)
* 감염병 분야 글로벌 컨소시엄으로 팬데믹 가능성이 있는 새로운 감염발생시 48시간 내에 효과적인 연구대응을 위해 세계적 규모의 연구비 지원기관들을 함께 모을수 있는 유일한 지원시스템
GLOPID-R은 G7 국가를 중심으로 시작된 글로벌 차원의 감염병 연구 이니셔티브로 현재 한국연구재단을 포함한 28개의 출연기관이 참여하고 있으며 WHO, CEPI가 옵저버로 참여
- GLOPID-R은 WHO R&D Blueprint와 긴밀하게 협력하면서 감염병 분야 대응연구가 신속하게 진행될 수 있도록 다양한 워킹그룹 운영을 통해 데이터 공유, 임상시험 네트워킹, 규제기관과의 협력 등을 주도
- 국내에서도 2015년 KOICID(Korea International Cooperation for Infectious Diseases)를 설립하여 전세계 15개국과 감염병진단제 개발 등 국제협력연구를 진행 중
3) 감염병예방혁신연합(Coalition for Epidemic Preparedness and Innovation, CEPI)
CEPI는 2017년 다보스에서 노르웨이와 인도 정부, 게이츠재단, 영국 웰컴트러스트, 세계경제포럼 등이 함께 설립한 공공부문-사적부문 파트너십. 이후 일본, 호주, 독일, 캐나다 등도 참여하고 있으며 10억 달러 펀드 모집을 목표
※ 현재 7억 6천달러 규모의 예산을 확보
- WHO R&D Blueprint 팀이 선정한 우선순위병원체를 대상으로 하는 신속한 백신 개발을 통해 감염병 유행 시 모든사람이 혜택을 누릴수 있도록 추진
- 항원 확인에서 임상시험 개시까지 소요되는 시간을 16주내로 줄인다는 목표를 가지고 다양한 백신연구과제를 지원
- 현재 메르스, 라싸, 치쿤군야, 니파, 리프트발리열, 마버그 이외에도 COVID-19 백신 개발과제를 추진
4) 글로벌 항생제연구개발비영리기구(Global Antibiotic Research and Development Partnership, GARDP)
2015년 글로벌항생제내성행동계획 수립 이후 WHO와 Drugs for Neglected Diseases Initiative (DNDi) 는 항생제내성균 감염 치료를 위한 연구개발을 가속화하기 위해 GARDP를 수립
- GARDP는 2015년까지 5개의 새로운 항생제내성 치료제 개발을 목표로 5억 유로 펀딩 모집을 위해 게이츠, 웰컴트러스트 등 많은 파트너들과 협력
3 | 주요국 감염 감염병 연구 현황 |
가. 미국
미국 NIH 내 국립감염병・알러지연구소(NIAID)가 가장 핵심기관으로, 2018년연구비 예산이 30억6천만 달러(3.6조원)로 NIH내 21개 연구소와 6개 센터 중 가장 많은 예산을 사용하며, 미국 뿐 아니라 전세계 감염병 연구를 주도
- NIAID 내 에는 감염병 연구를 위한 임상병원과 전임상시험 뿐 아니라 임상시험용 물질까지 생산 가능한 백신 pilot plant를 보유한 백신연구센터(Vaccine Research Center, VRC*)가 있음
* VRC는 1999년 설립되어 HIV 백신, 인플루엔자 백신, 에볼라 백신 등 주요 감염병 백신 개발을 주도
- HIV 연구의 대가인 Anthony Fauci NIAID 소장은 1984년부터 36년간 소장직을 맡고 있으며 전 세계적으로 가장 신뢰를 받는 감염병 전문가로 인정
게이츠재단(Bill and Melinda Gates Foundation)은 에이즈, 말라리아 등 소외열대감염병, 인플루엔자, 폴리오 등에 많은 예산 지원
- 재단 설립자인 빌 게이츠는 인류의 최대 위협이 핵무기나 기후변화가 아닌 바이러스라고 언급
- 최근에는 CEPI 등 감염병 대응 연구에 막대한 예산을 투자
나. 일본
보건의료분야 연구개발 예산을 총괄하는 일본의료연구개발기구(AMED)가 설립되어 감염병을 포함 보건의료분야 R&D 예산을 조정하는 역할 수행
- 감염증 연구혁신 이니셔티브, 감염병연구 국제전개전략프로젝트, 신종 및 재출현 감염병혁신 의약품 개발추진연구사업 등에 2019년 약 60,00억원을 투자
- 기초연구와 중개연구의 효율적 연계를 통해 의료현장에 사용될 수 있는 실용화 연구 추진
일본은 지진 등 자연재해에 대한 대응 능력은 뛰어나지만 감염병 등 기타 공중보건위기대응역량은 상대적으로 취약한 편
- 오랜 전통을 가진 국립감염병연구소의 안정적 운영을 통해 감염병의 핵심적인 분야 전문가를 지속적으로 양성하고 있고 뛰어난 연구업적을 가진 대학교수를 연구소의 간부진으로 영입하는 등 학계
와 연계하여 국제적인 연구경쟁력을 가진 국립기관으로 거듭나기 위한 노력
- 일본은 국립글로벌헬스의학센터(National Center for Global Health and Medicine)와 주요 대학별로 지정된 국제협력연구를 통해 해외 거점 연구센터를 확보하고 있음
다. 호주
멜버른에 소재한 도허티연구소(Doherty Institute)와 버넷연구소(Burnet Institute)가 각각 감염병과 관련된 공공보건기관과 의학연구소의 역할 수행
- 도허티연구소 내에는 빅토리아 감염병실험실과 멜버른대학, 멜버른대학병원이 함께 위치하고 있어 감염병에 대한 기초연구부터 역학, 중개, 임상연구까지 연결할 수 있는 장점 지님
- 버넷연구소는 항생제 내성, 결핵, HIV, 말라리아, 바이러스성 간염, 인플루엔자, 신종감병 등 다양한 연구를 수행
라. 유럽
독일 로버트 코흐 (Robert Koch) 연구소가 1891년 설립되어 감염병 감시와 진단, 예방, 역학적 분석 등을 담당
- 미국 CDC와 NIH의 역할을 통합하여 정책결정을 위한 과학적 근거를 제공
- WHO와도 긴밀하게 협력하며 아프리카의 많은 국가와 협력관계를 맺음
※ 독일의 Paul Ehrlich 연구소는 백신과 의약품 허가를 담당하는 국내 식약처와 비슷한 기능
프랑스 파스퇴르연구소는 1887년에 설립되어 10명의 노벨상 수상자를 포함한 많은 과학자를 배출한 연구소로 한국을 포함 32개의 연구소로 구성된 전세계 네트워크 지님
- 파스퇴르연구소 소속 메디컬센터는 감염병 및 여행의학 관련 백신 접종 등의 의료 서비스 제공
마. 영국
Public Health England가 미국 CDC와 비슷한 역할을 하고 있으며 1936년 설립된 웰컴트러스트 (Wellcome Trust)가 영국 뿐 아니라 글로벌 감염병 연구의 주요 출연기관 역할 수행
- 웰컴트러스트는 WHO의 R&D Blueprint, GLOPID-R 등과도 밀접하게 협력하면서 전 세계 감염병 연구를 주도
향후 5년간(’20~’24) 감염병을 포함한 보건의료, 과학기술 분야에 7.7조원을 투자계획
4 | 시사점 |
감염병 연구 국가역량 확보를 위해 필요한 인력, 조직, 예산에 대한 검토가 필요하며 부처를 망라한 적극적인 협력과 제도적 보강이 요구
금번 COVID-19 대응에서 한국의 실험실 진단능력은 전 세계적으로 주목을 받았으며, 감염병 연구역량을 보강하기 위한 집중이 필요
- 한국은 메르스 유행이후 공중보건위기대응 능력이 많이 향상된 결과 2017년 WHO 공중보건위기대응역량평가에서 매우 우수하다고 평가를 받음
- 감염병 연구 분야에서도 한국의 경제력에 걸맞는 역량을 갖추기 위해서는 관련 연구자들이 유행을 따라가지 않고 본인의 연구 분야를 지속적으로 심도 있게 연구할 수 있는 시스템 형성 필요
COVID-19과 같이 긴급사태에 추진할 연구를 위한 연구비 확보 시급
- WHO R&D Blueprint에서 우선순위 병원체를 선정한 바와 같이 국내 유행의 위험이 있는 신종 감염병을 매년 선정하여 이에 대비한 연구를 체계적으로 추진하는 것이 필요
국내 감염병 전문가 양성과 적극적인 글로벌 감염병 네트워크 참여를 통해 한국의 감염병 전문가들이 글로벌 커뮤니티에서 감염병 대응연구 주도
WHO R&D Blueprint, GLOPID-R, CEPI, GARDP 등 글로벌 이니셔티브에 참여가 요구되며, 국내 전문가들도 의사결정에 동참할 수 있도록 민관의 협력 필요
- 현재 감염병 분야 글로벌 네트워크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려는 노력이 부족하며, 전문가 양성을 위한 전략 필요
- 글로벌 네트워크에 한국이 파트너로서 동참하여 예산 기여와 함께 국내 전문가들이 참여할 수 있는 기회 제공
※ 작성자: 서울의대 글로벌 감염병센터 지영미 센터장(jeey62@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