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단신동향
국내단신
KOFST, ‘흥미’ 일깨워주는 ‘수준별’ 수학교육 필요하다 원문보기 1
- 국가 한국
- 생성기관 한국과학기술단체총연합회
- 주제분류 과학기술인력
- 원문발표일 2009-04-27
- 등록일 2009-04-28
- 권호
2014년 국제수학자대회(ICM)의 한국 유치가 지난 4월 20일 확정됐다.
국제수학자대회는 국제수학연맹이 4년마다 개최하고 100개국이 넘는 나라에서 4천여명의 수학자가 참여해
이른바 ‘수학 올림픽’이라 일컬어지는 기초과학 분야의 세계 최대 학술행사다.
개막식에서는 개최국 국가 원수가 ‘수학의 노벨상’이라 불리는 필즈상(Fields Medal)을 수여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얼마 전 김도한 대한수학회장이 ‘과학기술2.0’과 가진 인터뷰에서 밝혔듯, 기초 학문 분야의 국제 학술행사 유치에 관심과 경험이 거의 없었던 우리나라로서는 국제수학자대회가 국제 학계에서 국격(國格)을 높이는 행사와 다름이 없다. 2014년 국제수학자대회(ICM) 한국 유치가 지난 4월 20일 확정됐다. 사진은 지난 2월 실사를 위해 방한한 라슬로 로바스(전면 좌석 중 가운데) 국제수학연맹(IMU) 회장 등의 기자회견 모습. 당시 실사단은 한국의 유치 능력과 준비 상황에 대해 만족감을 나타냈다.
기초과학계에 내린 단비와도 같은 소식을 접하며, 수학 교육의 중요성을 되짚어 보고 우리의 현실과 대안을 생각해 보고자 한다.
국가 생존권을 수학 경쟁력에 건 선진국들
기초학문으로서 수학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는다.
수학은 학문의 특성상 문제를 인식하고 이해하는 방법과 엄격한 논리체계의 완전성 때문에 모든 과학의 모델이 되며 최근에는 인문, 사회과학분야에서도 수학적 방법론을 활용하고 있다. 수학이 현실 생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날로 높아가고 있다. 수학은 자연과학, 공학뿐만 아니라 정보통신, 반도체칩 설계와 컴퓨터그래픽 등에 이용되고 있고, 금융학, 사회학, 심리학, 교통문제 등 수학과 무관하게 보이는 분야까지도 문제 해결에 대한 이론을 제공하고 있다. 군사 및 외교상의 이유로 사용돼 왔던 암호는 인터넷을 통한 전자상거래가 활성화하면서 그 용도가 끊임없이 확산되고 있으며, 타원곡선론, 정수론 등 고도의 수학이론들이 암호에 직접 응용된다. 이런 이유로 21세기의 선진각국은 나라의 생존권을 수학에 걸고 있으며 엄청난 예산을 들여 수학연구소를 국책연구소로 지정해 운영하고 있다.
인문계 시험범위에 미적분 포함, 늦었지만 다행
우리나라의 수학교육은 좋은 대학을 가기 위한 방편으로 수학을 공부하는 것이 현실이다. 수학 공식을 외우고 대입하는 식의 문제풀이에 치중하여 흥미를 잃고 창조성에 뒤지고 있으며, 대부분의 학생들이 대학 입학과 동시에 수학에서 손을 떼고 있는 실정이다. 국제교육성취도평가협회(IEA)가 50개국의 만 13세 학생(중2) 23만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2007년 수학과학 성취도 추이변화 국제비교 연구(TIMSS 2007)'에 의하면 우리나라 중학교 2학년 학생의 수학 성취도는 대만에 이어 2위로 매우 높지만 수학에 대한 자신감을 상중하 가운데 ‘상’이라고 답한 비율은 23%(세계 평균 43%)에 그쳐 43위, 즐거움 ‘상’은 33%(세계 평균 54%)로 역시 43위에 머물렀다. 2002년부터 시작했던 7차 교육과정에 의하여 공부했던 학생들 중에는 인문계는 물론이고 이공계 학생들도 미적분의 기호조차 이해를 못하여 대학에서는 교육과정의 조정을 통한 재교육을 해왔던 실정이다. 금년부터 시작되는 7차 개정 교육과정에는 문과 학생들도 선택과목으로 미적분을 배우게 되며 특히 이명박 정부가 2012년 대학 수학능력 시험의 수리영역에서 인문계 학생들의 시험범위에 미적분을 포함한 것은 늦은 감이 있지만 다행스런 일이다.
흥미 일깨워주는 수준별 수업이 중요
1965년 이후 노벨경제학상 수상자 가운데는 5명의 수학자가 포함되어 있었으며 올해 1월 26일자 월 스트리트 저널에 게재된 인기직종 순위 기사에서 미국 내 최고의 직업으로 수학자가 선정된 것은 주목할 만한 일이다. 모든 학생들이 전공으로 수학을 선택하는 것이 아니므로 수학교육에서는 수학이 도구과목으로서의 중요성을 학생들에게 인지시키고 흥미를 유도해야 하며 효율적인 지도 방법을 강구하여야 한다.
그에 대한 한 방안으로는 중고등학교에서 학생들의 수준차를 고려한 수준별 수업을 장려해야 될 것이다. 현실적으로 수준별 수업에서 상위권 학생들의 지도는 문제가 덜 하지만 중하위권 학생들의 지도 방법과 이에 관한 교재는 세심한 배려가 필요하다. 이제는 이 문제를 일선 학교에만 맡길 일이 아니고 정부의 연구와 개발이 필요한 시점이라 생각된다.
수학 올림픽으로 기초학문의 사회 인프라 구축을!
이제 우리나라도 5년 뒤에는 ‘수학 올림픽’을 유치하게 된다.
세계 각국에서 4천여 명이 넘는 수학자들이 한국을 찾아와 우리의 수학 교육과 학문적 수준에 대해 관심을 갖고 지켜볼 것이다.
한 사회가 국제 대회를 유치함으로써 얻는 성과물은 겉으로 보여지는 화려한 전시효과 뿐만은 아닐 것이다. 국제수학자대회를 준비하는 5년 동안 우리 사회가 수학과 수학교육에 대한 중요성을 다시 한 번 인식하고 학문적인 사회 인프라를 구축할 수 있는 계기가 되기를 바라는 마음 간절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