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4월 1일, KISTEP에서는 서울대 황우석교수 등 국가과학기술위원회(이하 ‘국과위’) 민간위원들이 모여 그간의 위원회 실적 평가 및 앞으로의 운영 방향 논의를 위한 회의를 개최하였다. 국과위는 대통령이 위원장을 맡고 있는 우리나라 과학기술 정책 결정의 핵심 조직이다. 이번 회의가 KISTEP에서 개최된 것은 국과위 민간위원 사무실을 새롭게 KISTEP에 마련하였기 때문이다. KISTEP의 변화된 위상을 실감하게 하는 사례이다.

지난 3월 30일, 서울 리츠칼튼호텔에서는 미국, 영국 등의 R&D 정보 전문가 및 국내 관련 전문가 약 3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국가과학기술 종합정보망 비전 수립 국제 워크샵’이 개최되었다. ‘국가과학기술 종합정보망’은 연구성과, 인력 및 학술정보 등 연구 개발 활동에 필요한 모든 정보들을 망라하여 제공하는 대형 프로젝트로, 세계 최초로 이루어지는 국가 차원의 과학기술 정보혁신 활동이다. 그 중심에는 과학기술 혁신의 전령사로 거듭나고 있는 한국과학기술기획평가원(원장 유희열, 이하 KISTEP)이 있다.

작년 말, 과학기술행정체제 개편, 사업관리업무 이관 등으로 기관의 위상과 기능에 커다란 도전을 받은 KISTEP은 신임 유희열 원장을 중심으로 전 직원이 핵심기능 재설정이라는 배를 타고 과학기술 혁신이라는 미답(未踏)의 푸른 바다에 몸을 내던졌다.

국가과학기술에 대한 전략․기획 및 종합조정 체제로 기능 재정립, 3~40대 실무형 팀장을 중심으로 한 팀제 도입, 원장-팀장 간의 성과계약제 도입, 젊은 에너지가 넘치는 창의적 문화 공간 문화카페 설치 등 다양한 혁신 실험이 이어지고 있다. 이러한 실험들은 불과 8개월 여만에 굵직한 성과를 내놓으며, KISTEP이 추구하는 혁신 활동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오는 4월 12일부터 6월 8일까지 2개월간, KISTEP이 보유한 과학기술 기획․조정․평가의 노하우를 베트남에 전수하기 위한 교육 프로그램이 개최된다. 베트남의 고위 과학기술 정책결정자들을 대상으로 국가연구개발사업의 조사․분석 및 평가시스템, 예산 조정 및 배분 과정, 국가과학기술지도(NTRM)를 비롯한 국가과학기술 전략․기획 등에 관한 심도 깊은 교육이 이루어진다.

5월에는 세계적인 평가회의인 WREN 국제심포지엄을 서울에 유치한다.  KISTEP은 이번 5월 회의에서 한국형 국가과학기술평가시스템인 일명 NES 모델(NES, National Evaluation System for R&D)을 제시할 계획으로 특별 연구팀을 구성, 야심찬 준비를 하고 있다. KISTEP이 주관하게 될 이번 국제평가회의의 개최지가 서울로 최종 확정된 것 또한 그 의미가 매우  크다.  우리나라의 과학기술 정책 기획 기법 및 평가시스템의 전문성에 대하여 해외 과학기술 선진국도 높게 평가하고 있는 것이다.

한편, 직원과 방문자를 위한 문화공간 NES Cafe(National Evaluation System Cafe)의 문을 연 것은 KISTEP 혁신의 한 단면을 보여주고 있다.  정부 출연연구기관 최초로 기관 내부의 정보자료실을 외부 방문자 대기실로 전격 이전하였다. 이는 외부방문자들의 불필요한 동선을 축소하고 출연연구기관 특유의 폐쇄성을 극복하는 등 고객 지향성을 획기적으로 높여 국민에게 한 발 더 가까이 다가가고자 하는 작지만 신선한 노력이다. 바쁜 일정에 쫓기는 연구원들에게는 학습 및 토론과 담소를 통한 정보 공유, 오락․휴식 공간을 통합적으로 제공함으로써 창의적 아이디어의 발원지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혁신의 달콤한 열매를 맛보기 시작한 유희열 원장과 직원들은 피로감을 느낄 새도 없이 혁신을 위한 새로운 사업계획을 준비하느라 여념이 없는 모습이다. ‘흉내내기식, 일시적 혁신은 오히려 혁신의 적이다’라는 모토 하에 과학기술 혁신의 첨병 역할을 자처하고 있는 KISTEP의 다음 행보가 기대된다.